• Total : 2393675
  • Today : 537
  • Yesterday : 1410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4827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4497
242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4499
241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4499
240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4501
239 보리피리 [1] file 구인회 2010.01.25 4504
238 꿈 길에서 1 요새 2010.03.15 4506
237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4506
236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4507
235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4509
234 벼를 읽다 [1] file 하늘꽃 2007.01.30 4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