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4542
  • Today : 530
  • Yesterday : 916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2020.09.09 20:50

물님 조회 수:2160

내가 저녁을 슬퍼하면서,
가을이 슬퍼할 것이 없는데도 슬퍼지는 이유를 알겠다.
하루의 저녁이 오면, 가파른 산이 붉어지고, 뜨락의 나뭇잎이 잠잠해지고,
날개를 접는 새가 처마를 엿보고,
창연히 어두운 빛이 먼 마을로부터 이른다면,
그 광경에 처한 자는 반드시 슬퍼하여 그 기쁨을 잃어버릴 것이니.
해를 아껴서가 아니요,
그 기운을 슬퍼하는 것이다. 하루의 저녁도 오히려 슬퍼할 만한데,
일 년의 저녁을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옥李鈺의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士悲秋解>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3 이스탄불의 어린 사제 물님 2019.12.18 2108
382 날들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박노해 물님 2020.06.30 2118
381 조문(弔問) 물님 2016.11.24 2120
380 내가 바다에 도착했을 때 물님 2020.05.08 2123
379 서성인다 - 박노해 물님 2017.09.19 2128
378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따발총 2016.12.25 2131
377 가을 몸 물님 2017.11.02 2136
376 까미유 끌로델의 詩 구인회 2020.05.10 2139
375 참 닮았다고 물님 2016.09.04 2146
374 행복 - 헤르만 헤세 물님 2021.01.18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