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43 | 웅포에서 [1] | 하늘꽃 | 2008.06.24 | 2488 |
| 142 | 눈 / 신경림 | 구인회 | 2012.12.24 | 2487 |
| 141 |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 물님 | 2012.08.13 | 2486 |
| 140 |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 구인회 | 2009.06.13 | 2486 |
| 139 | 까비르 "신의 음악" [1] | 구인회 | 2012.06.26 | 2485 |
| 138 | 시론 | 물님 | 2009.04.16 | 2485 |
| 137 |
안부
[3] | 물님 | 2009.03.05 | 2484 |
| 136 |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 하늘꽃 | 2008.08.15 | 2482 |
| 135 |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 이중묵 | 2009.02.04 | 2481 |
| 134 | 평화의 춤 [1] | 물님 | 2009.05.18 | 2480 |
온도를 가늠 할 수 없는 불꽃, 노랑으로 살라지는 은행잎, 그 명치의 통증이 가슴 가운데로 ......그 슬픔이 그랬군요.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애터지게 부르며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 그것 이었군요.
이 세상 외롬 속 그 한 가운데
절명으로 부르는 깊은 가을 저녁을 만납니다.
그리고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 하나,
어디로 물 같이 흘러가 버립니다. 흘러가......버립니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슬픈 눈,
그마저도 풍경 마냥 바람이 입니다.
참 깊은 가을, 시인을, 그 가슴을 한 精人을 그립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