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0053
  • Today : 858
  • Yesterday : 932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524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3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2426
282 새벽밥 물님 2012.09.04 2426
281 거짓말을 타전하다 [1] [2] 물님 2012.04.24 2427
280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2428
279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2431
278 깨끗한 말 물님 2019.09.11 2431
277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이중묵 2009.03.03 2436
276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2438
275 배달 [1] 물님 2009.03.12 2440
274 꽃 한송이 [3] 운영자 2008.11.09 2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