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2842
  • Today : 1114
  • Yesterday : 1345


언젠가도 여기서

2012.06.18 06:39

물님 조회 수:4358

조은, 「언젠가도 여기서」
 
 
 
언젠가도 나는 여기 앉아 있었다
이 너럭바위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지금과 같은 생각을 했다
 
그때도 나는 울지 않았다
가슴속 응어리를
노을을 보며 삭이고 있었다
응어리 속에는 인간의 붉은 혀가
석류알처럼 들어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슬픔의 정수리로 순한 꽃대처럼 올라가
숨결을 틔워주던 생각
감미롭던 생각
 
그 생각이 나를 산 아래로 데려가 잠을 재웠다
 
내가 뿜어냈던 그 향기를 되살리기가
이렇게도 힘들다니……
 
 
  시_ 조은 - 1960년 경북 안동 출생. 시집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무덤을 맴도는 이유』『따뜻한 흙』『생의 빛살』. 산문집 『벼랑에서 살다』『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낯선 길로 돌아오다』『마음이여, 걸어라』 등. 장편동화 『햇볕 따뜻한 집』『다락방의 괴짜들』『동생』 등. 현재  농민신문에 에세이  <시인 조은의 ‘세상을 읊다’> 연재 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4529
212 진달래 ∫ 강은교 file 구인회 2010.02.23 3952
211 `그날이 오면 ,,, 심 훈 file 구인회 2010.02.25 3699
210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4419
209 南으로 창을 내겠소 file 구인회 2010.03.11 3727
208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4405
207 요새 2010.03.15 3799
206 상사화 요새 2010.03.15 3697
205 꿈 길에서 1 요새 2010.03.15 4484
204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4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