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함석헌
2012.10.06 08:41
산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3 | 눈 / 신경림 | 구인회 | 2012.12.24 | 5984 |
312 | 가을의 기도 | 물님 | 2012.11.11 | 5912 |
311 | 마음의 지도 | 물님 | 2012.11.05 | 5983 |
310 |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 구인회 | 2012.10.27 | 5917 |
309 | 낙화 - 이 형기 | 물님 | 2012.10.23 | 5981 |
308 | 눈물과 미소 -칼리지브란 | 구인회 | 2012.10.22 | 5688 |
307 |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 구인회 | 2012.10.12 | 6070 |
306 |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 물님 | 2012.10.09 | 6214 |
» | 山 -함석헌 | 구인회 | 2012.10.06 | 6075 |
304 |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 구인회 | 2012.09.26 | 62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