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5736
  • Today : 1008
  • Yesterday : 1033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4026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3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4159
252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4160
251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4161
250 [2] 요새 2010.09.09 4161
249 비상 - 김재진 [3] 만나 2011.03.06 4162
248 시바타도요의 시 물님 2017.01.27 4162
247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4168
246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4169
245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4170
244 사로잡힌 영혼 [1] 물님 2018.09.05 4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