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를 읽다
2007.01.30 16:39
벼
이병창
내가 한 알의 씨앗으로 떨어진 이후
참 정신 없이 살아왔었지
나는 삶이란 싸움이요
투쟁인줄 알았어
온몸으로 부대끼는 고통의
연속인줄 알았지
반란의 창날 같은 자존의
끝을 세우며
숨막히는 무더위와
땡볕으로 갈라지는 논바닥에서
내가 늘어진 적이 몇번이었던가
그 혼절의 현기증 속에서
지옥이란 저승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지
지금은 시월
나는 서늘한 바람을 온몸으로 즐기며
흔들리고 있지
씨앗이 열매가 되고
열매가 다시 씨앗이 되는 세월 속에
나의 하늘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지
세상은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임을.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 | 분수 -물님시 [1] | 하늘꽃 | 2007.08.29 | 6317 |
22 |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 운영자 | 2007.08.19 | 6341 |
21 |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 운영자 | 2007.08.19 | 6191 |
20 |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 운영자 | 2007.07.19 | 6324 |
19 | 화순 개천산 - 이병창 [1] | 운영자 | 2007.05.30 | 6995 |
18 | 행복해 진다는 것 | 운영자 | 2007.03.02 | 7147 |
17 | 물님의 당신의 복음서 [1] | 운영자 | 2007.02.07 | 7703 |
» | 벼를 읽다 [1] | 하늘꽃 | 2007.01.30 | 6103 |
15 | 물 1 | 운영자 | 2007.01.22 | 7200 |
14 | 이병창 시인의 ㅁ, ㅂ, ㅍ [1] | 송화미 | 2006.09.13 | 70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