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김현승
2011.10.18 05:16
가을의 기도
김 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33 | 행복 | 요새 | 2010.07.20 | 1400 |
332 | 어떤바람 [2] | 제로포인트 | 2016.04.04 | 1401 |
331 | 길 [2] | 요새 | 2010.09.09 | 1405 |
330 |
보리피리
[1] ![]() | 구인회 | 2010.01.25 | 1406 |
329 |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 물님 | 2012.04.07 | 1408 |
328 |
구름 한 점
![]() | 구인회 | 2010.02.02 | 1409 |
327 | 나는 숨을 쉰다 [1] | 물님 | 2011.11.28 | 1409 |
326 |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 물님 | 2022.01.08 | 1411 |
325 |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 물님 | 2011.11.22 | 1412 |
324 | 숯덩이가 저 혼자 [2] | 요새 | 2010.02.04 | 1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