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346
  • Today : 181
  • Yesterday : 1043


언젠가도 여기서

2012.06.18 06:39

물님 조회 수:2522

조은, 「언젠가도 여기서」
 
 
 
언젠가도 나는 여기 앉아 있었다
이 너럭바위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지금과 같은 생각을 했다
 
그때도 나는 울지 않았다
가슴속 응어리를
노을을 보며 삭이고 있었다
응어리 속에는 인간의 붉은 혀가
석류알처럼 들어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슬픔의 정수리로 순한 꽃대처럼 올라가
숨결을 틔워주던 생각
감미롭던 생각
 
그 생각이 나를 산 아래로 데려가 잠을 재웠다
 
내가 뿜어냈던 그 향기를 되살리기가
이렇게도 힘들다니……
 
 
  시_ 조은 - 1960년 경북 안동 출생. 시집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무덤을 맴도는 이유』『따뜻한 흙』『생의 빛살』. 산문집 『벼랑에서 살다』『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낯선 길로 돌아오다』『마음이여, 걸어라』 등. 장편동화 『햇볕 따뜻한 집』『다락방의 괴짜들』『동생』 등. 현재  농민신문에 에세이  <시인 조은의 ‘세상을 읊다’> 연재 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3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2480
292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2480
291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2481
290 벼 - 이 성부 [1] 물님 2011.10.03 2482
289 거짓말을 타전하다 [1] [2] 물님 2012.04.24 2482
288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file 구인회 2009.06.13 2493
287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2494
286 그대에게 /이병창 [2] 하늘 2010.09.08 2494
285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2495
284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2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