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413
  • Today : 1187
  • Yesterday : 1296


나무학교

2013.11.27 08:25

물님 조회 수:2217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나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숯덩이가 저 혼자 [2] 요새 2010.02.04 1459
332 소동파의 시 물님 2021.12.18 1459
331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1460
330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1460
329 雨期 [1] 물님 2011.07.29 1460
328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461
327 [2] 요새 2010.09.09 1461
326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1461
325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1462
324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1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