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3957
  • Today : 724
  • Yesterday : 831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2008.04.07 21:53

운영자 조회 수:4386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이 병 창

기쁨의 도시라는 거대한 간판 아래
거리에서 태어났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널려있었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자문하며 걸어가던
켈카타의 거리
한 여인이 구걸의 손을 불쑥 내밀었다.
아이 업은 그녀의 손바닥에 동전을 올려놓자마자
그녀는 재빠르게 손을 거두어들인 다음
다른 손을 내밀었다.
이게 웬일인가  
나는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고
그녀는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 오후 봄빛에 취해 있노라니  
내 기억속의 그녀가 걸어 나와
내 앞에 다시 서있다.
전생을 내려놓지 못한 내 오른손의 부끄러움
쓸쓸한 나의 왼손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08. 4.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 먼 바다 file 구인회 2010.01.31 2632
32 가을 몸 물님 2017.11.02 2631
31 이스탄불의 어린 사제 물님 2019.12.18 2630
30 자작나무 file 물님 2020.10.24 2629
29 낭만이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물님 2016.09.01 2621
28 `그날이 오면 ,,, 심 훈 file 구인회 2010.02.25 2620
27 비밀 - 박노해 물님 2016.11.12 2617
26 11월 - 배귀선 물님 2016.11.24 2611
25 별 헤는 밤 / 윤동주 file 구인회 2010.02.08 2610
24 까미유 끌로델의 詩 구인회 2020.05.10 2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