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 김용택
2010.02.18 23:01
김 용 택 산사이 작은 들과 작은 강과 마을이 겨울 달빛 속에 그만그만하게 가만히 있는 곳 사람들이 그렇게 거기 오래 오래 논과 밭과 함께 가난하게 삽니다 겨울 논길을 지나며 맑은 피로 가만히 숨 멈추고 얼어 있는 시린 보릿잎에 얼굴을 대보면 따뜻한 피만이 얼 수 있고 따뜻한 가슴만이 진정 녹을 수 있음을 이 겨울에 믿습니다
달빛 산빛을 머금으며 서리 낀 풀잎들을 스치며 강물에 이르면 잔물결 그대로 반짝이며 가만가만 어는 살땅김의 잔잔한 끌림과 이 아픔 땅을 향한 겨울 풀들의 몸 다 뉘인 이 그리움 당신 아, 맑은 피로 어는 겨울 달빛 속의 물풀 그 풀빛 같은 당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출전 :섬진강(1985)
한적한 농촌 마을의 전형적인 풍경 잊혀지고 사라져가고 있는 마을의 색깔들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03 | 봄밤 - 권혁웅 | 물님 | 2012.09.20 | 2650 |
302 | 풀 -김수영 | 물님 | 2012.09.19 | 2616 |
301 | 간절 - 이재무 | 물님 | 2012.09.06 | 2612 |
300 | 새벽밥 | 물님 | 2012.09.04 | 2610 |
299 | 서정주, 「푸르른 날」 | 물님 | 2012.09.04 | 2598 |
298 |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 물님 | 2012.08.13 | 2656 |
297 | 김종삼, 「라산스카」 | 물님 | 2012.07.24 | 2583 |
296 | 거울 | 물님 | 2012.07.24 | 2688 |
295 | 꽃 -김춘수 | 물님 | 2012.07.24 | 2664 |
294 |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 구인회 | 2012.07.24 | 25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