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 ,,, 심 훈
2010.02.25 14:18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며는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人磬)을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鼓〕을 만들어 들처메고는 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출전 : ''그날이 오면''(1930.3 )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3 | 물.1 [3] | 요새 | 2010.07.22 | 2951 |
62 | 깨끗한 말 | 물님 | 2019.09.11 | 2947 |
61 | 길을 잃으면 | 물님 | 2019.09.30 | 2876 |
60 | 슘 | 도도 | 2019.12.19 | 2849 |
59 | 진달래 ∫ 강은교 | 구인회 | 2010.02.23 | 2843 |
58 | 세사르 바예호 | 물님 | 2017.11.02 | 2830 |
57 | '나에게 영웅은' | 물님 | 2019.09.30 | 2827 |
56 | 스승 | 물님 | 2018.05.17 | 2824 |
55 | 여행은 혼자 떠나라 - 박 노해 | 물님 | 2017.08.01 | 2817 |
54 | 가을 노래 - 이해인 | 물님 | 2017.11.02 | 2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