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598
  • Today : 1104
  • Yesterday : 1268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506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1510
312 무주 겨울 / 이중묵 [2] 이중묵 2009.02.26 1511
311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511
310 동시 2편 물님 2012.03.02 1511
309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1511
308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514
307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514
306 바닷가에서 요새 2010.07.21 1515
305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515
304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