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4585
  • Today : 1106
  • Yesterday : 1189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404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1] 샤론(자하) 2012.03.12 1422
132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1392
131 전화 -마종기 시인 물님 2012.03.26 1348
130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1400
129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물님 2012.04.07 1391
128 거짓말을 타전하다 [1] [2] 물님 2012.04.24 1406
127 신록 물님 2012.05.07 1385
126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1406
125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1427
124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물님 2012.05.23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