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204
  • Today : 978
  • Yesterday : 1296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446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전화 -마종기 시인 물님 2012.03.26 1419
272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1487
271 [1] 샤론(자하) 2012.03.12 1467
270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1480
269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1480
268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1447
267 동시 2편 물님 2012.03.02 1452
266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1505
265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468
264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물님 2012.01.02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