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133
  • Today : 907
  • Yesterday : 1296


시론

2009.04.16 21:03

물님 조회 수:1467

시론


현대시는 상징과 은유이다

시만 그런 것인가

빛에 의해 드러나는 이 세계가 모두

시와 같다.

밥상의 반찬들

그들이 나의 입 속에서 속절없이

씹힐 때까지의 과정은 온통 상징이고

하늘의 사랑이다.

하늘 아래 사랑 아닌 것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하늘아래 시 아닌 것은 또 무엇인가.

시냇물과 바다

개와 고양이

낙엽송과 참나무

그들의 소리를 들어보면

그 속에 창세기도 있고 묵시록도 있다.

사람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익은 열매 같은 죽음으로도 죽지 못하는

이런 세상에서

만물의 영장이 인간이라고

떠들 것도 없다는 말씀도 있다.

만물은 자기 색깔

자기 얼굴로 웃고 있다.

나대로 저절로 살아가면서

그들은 한줌의 바람에도 일제히

자기 춤을 추고 자기 목소리로

지금을 노래한다.

하늘도 구름도 공중의 새 한 마리도

나의 마음

하늘의 뜻을 나타내는 상징

나를 읽어주는 한편의 시다.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1451
312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1452
311 雨期 [1] 물님 2011.07.29 1452
310 사랑 요새 2010.12.11 1453
309 음악 [1] 요새 2010.03.19 1454
308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1454
307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1454
306 사철가 [1] 물님 2009.03.16 1457
305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457
304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