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 류 시화
2008.06.16 12:54
![](./files/attach/images/10618/318/001/3_in_the_fog.jpg)
나비 / 류 시화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
지구가 나비 한 마리를 감추고 있듯이
세상이 내게서
너를 감추고 있기 때문
파도가 바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그 속에서 장난치는 어린 물고기 때문이다
바다가 육지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모래에 고개를 묻고
한 치 앞의 생을 꿈꾸는
늙은 해오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너는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나비의 그 날개짓 때문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내 그리움 때문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3 |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 운영자 | 2007.07.19 | 2561 |
162 | 인생을 말하라면 | 물님 | 2011.12.05 | 2562 |
161 | 새해 다짐 -박노해 | 물님 | 2023.01.04 | 2569 |
160 | 무주 겨울 / 이중묵 [2] | 이중묵 | 2009.02.26 | 2570 |
159 | 동시 2편 | 물님 | 2012.03.02 | 2574 |
158 | 바다가 말하기를 [2] | 운영자 | 2008.12.06 | 2583 |
157 | 남명 조식 | 물님 | 2022.07.28 | 2585 |
156 |
예수에게.1 / 물
[1] ![]() | 하늘꽃 | 2007.09.01 | 2591 |
155 | 약수정 오늘 이시는 내가만든 지붕을 부셔줬다 [3] | 하늘꽃 | 2008.06.30 | 2591 |
154 | 달의 기도 | 물님 | 2022.09.19 | 2591 |
반가운 님 살아있는 아름다운 모든 것들이 오늘도 넘치도록 부어 주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