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김현승
2011.10.18 05:16
가을의 기도
김 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53 | 가을 저녁의 시 [1] | 물님 | 2010.11.18 | 1723 |
| 152 |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 물님 | 2011.11.22 | 1722 |
| 151 | 봄날에 [1] | 요새 | 2010.01.01 | 1722 |
| 150 | 사철가 [1] | 물님 | 2009.03.16 | 1722 |
| 149 | 봄 소식 | 하늘꽃 | 2009.03.02 | 1722 |
| 148 | 벼 - 이 성부 [1] | 물님 | 2011.10.03 | 1720 |
| 147 | 님의 침묵 [1] | 물님 | 2009.05.29 | 1720 |
| 146 |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 요새 | 2010.03.19 | 1718 |
| 145 | 초혼 [1] | 요새 | 2010.07.28 | 1717 |
| 144 | 서정주, 「푸르른 날」 | 물님 | 2012.09.04 | 1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