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8990
  • Today : 727
  • Yesterday : 924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548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차를 마셔요, 우리' - 이해인 물님 2011.04.21 2428
142 꽃 한송이 [3] 운영자 2008.11.09 2428
141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2427
140 사철가 [1] 물님 2009.03.16 2427
139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2424
138 시론 물님 2009.04.16 2419
137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2414
136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2413
135 깨끗한 말 물님 2019.09.11 2412
134 그대에게 /이병창 [2] 하늘 2010.09.08 2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