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으면
2019.09.30 00:39
“가만히 있어라.
네 앞의 나무와 네 뒤의 관목들은 길을 잃지 않았다.
네가 지금 어디에 있든 그곳의 이름은 ‘여기’이니,
너는 그것을 힘센 이방인 대하듯 해야 하고,
그에게 너를 소개해도 되는지,
네게도 자신에 대해 소개해 줄 수 있는지,
그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숲은 숨을 쉰다. 들어보아라.
숲이 대답하느니. 내가 네 주위에 이곳을 만들어 놓았다.
네가 이곳을 떠나면 너는 다시 돌아오게 되리라. 하고,
‘여기’가 말한다. 갈까마귀에게 똑같은 나무는 하나도 없으며,
굴뚝새에게 똑 같은 가지는 하나도 없다.
나무나 관목들이 너를 잃어버리면, 그땐 너는 정말로 길을 잃는다.
가만히 있어라. 숲은 아느니 네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숲이 너를 찾게 그대로 있어라.“
데이비드 와그너 - 길을 잃으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3 | 키르키스탄 이슼쿨 호수에서 [1] | 송화미 | 2006.04.23 | 4762 |
392 | 죽어서 말하는 고려인들의 비석 [1] | 송화미 | 2006.04.23 | 4159 |
391 | 모든 것이 그대이며 나인 것을 아는 그대 [1] | 채운 | 2006.07.24 | 4170 |
390 | 이병창 시인의 ㅁ, ㅂ, ㅍ [1] | 송화미 | 2006.09.13 | 4001 |
389 | 물 1 | 운영자 | 2007.01.22 | 4130 |
388 | 벼를 읽다 [1] | 하늘꽃 | 2007.01.30 | 3254 |
387 | 물님의 당신의 복음서 [1] | 운영자 | 2007.02.07 | 4871 |
386 | 행복해 진다는 것 | 운영자 | 2007.03.02 | 4190 |
385 | 화순 개천산 - 이병창 [1] | 운영자 | 2007.05.30 | 4001 |
384 |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 운영자 | 2007.07.19 | 30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