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4728
  • Today : 644
  • Yesterday : 851


김세형,'등신'

2012.03.12 12:09

물님 조회 수:3368




사람의 등이 절벽일 때가 있다
그 절벽 앞에 절망하여 면벽하고 있을 때가 있다
아주 오래토록 절벽 앞에 면벽하고 있어 본 사람은 안다
그 절벽이 얼마나 눈부신 슬픔의 폭포수로 쏟아지는
짐승의 등인가를...... 그리고 마침내는 왜?
그 막막한 절벽을 사랑할 수밖에는 없는 가를......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이의 등 뒤에 앉아
오래토록 말이 없이 면벽해 본 사람은 안다
난 늘 그렇게 절벽 앞에서 묵언정진 해왔다
내게 등 돌린 사람만을 그렇게 사랑하곤 했다
난 내게 등 돌린 이의 등만을 사랑한 등신이었다
사랑에 있어서 난 신神의 경지에 오른 등신이었다

- 김세형,'등신'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3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3364
252 조국을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2] 하늘꽃 2008.02.06 3367
251 기뻐~ [1] 하늘꽃 2008.03.19 3367
250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3367
»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3368
248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3369
247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3370
246 사랑 요새 2010.12.11 3370
245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3371
244 매미 -이병창 [1] file 하늘꽃 2007.08.29 3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