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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겨울 / 이중묵

2009.02.26 05:34

이중묵 조회 수:6219

무주 겨울 /  이중묵

마른 눈이
얼어붙은 남대천 위로 날린다
바람이 불어 다시 하늘로 올라
땅에 쌓일 줄 모르는 것은 세월이다

먼 옛날 전셋집
붉은 함석지붕 위에는 쌓이더니
오늘은 내가 살지 않는다고
기와지붕으로 바뀌었다고
눈은 쌓이지 않는다

다리 밑 냇물은
반질반질 얼었지만
아이들은 춥다고 얼음지치지 않는
황량한 얼음판

두꺼운 얼음위로 날아온
어떤 옛날의 그 하루 속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외로이 돌아온 나를 보고
웃고 있는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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