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4703
  • Today : 1008
  • Yesterday : 1199


전화 -마종기 시인

2012.03.26 17:32

물님 조회 수:3553

 

전화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많은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해서
돌아오 문을 열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
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를
비벼대고 은근히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이 게시물을
목록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4090
132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4090
131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4088
130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4088
129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4085
128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2] 물님 2009.07.03 4084
127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4084
126 가졌습니다 하늘꽃 2008.01.08 4084
125 신현락, 「고요의 입구」 물님 2013.01.08 4083
124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4082
쓰기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