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9780
  • Today : 671
  • Yesterday : 1057


웅포에서

2008.06.24 18:53

하늘꽃 조회 수:3640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하늘꽃은 여기서 감동받아 얼어버렸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의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맞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3751
242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하늘꽃 2008.08.26 3752
241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3755
240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3757
239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3761
238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3770
237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3771
236 [2] 요새 2010.09.09 3771
235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구인회 2012.10.12 3784
234 보리피리 [1] file 구인회 2010.01.25 37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