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1348
  • Today : 1017
  • Yesterday : 1222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437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2] 요새 2010.09.09 3927
242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3930
241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3930
240 행복 요새 2010.07.20 3930
239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구인회 2012.10.12 3933
238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3936
237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물님 2012.05.23 3938
236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3939
235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3943
234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하늘꽃 2008.08.26 3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