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0307
  • Today : 1198
  • Yesterday : 1057


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이중묵 조회 수:4460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4108
262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4107
261 사월에^^음악 [5] 하늘꽃 2008.03.27 4106
260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4103
259 어떤바람 [3] 하늘꽃 2008.06.19 4103
258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1] 관계 2008.05.15 4100
257 [1] 샤론(자하) 2012.03.12 4093
256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4092
255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4085
254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이중묵 2009.03.03 4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