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6288
  • Today : 517
  • Yesterday : 1043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466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확신 [2] 이상호 2008.08.03 4399
162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4400
161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4401
160 "되어보기" 를 가르쳐 주는 시(3차 심화과정 중) [4] 포도주 2008.08.11 4404
159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4408
158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4412
157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4413
156 희망 [8] 하늘꽃 2008.08.19 4414
155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4417
154 문태준 - 급체 물님 2015.06.14 4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