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 | 폼 잡지 말고 [1] | 하늘꽃 | 2011.06.02 | 2257 |
92 | 음악 [1] | 요새 | 2010.03.19 | 2255 |
91 |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 이중묵 | 2009.04.06 | 2254 |
90 | 오래 되었네.. [1] | 성소 | 2011.08.10 | 2253 |
89 | 고독에게 1 | 요새 | 2010.03.21 | 2247 |
88 | 가지 않은 길 | 요새 | 2010.03.19 | 2244 |
87 |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 구인회 | 2012.09.26 | 2243 |
86 | 김종삼, 「라산스카」 | 물님 | 2012.07.24 | 2243 |
85 | 그리움 [2] | 샤말리 | 2009.01.12 | 2242 |
84 | 간절 - 이재무 | 물님 | 2012.09.06 | 22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