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1149
  • Today : 874
  • Yesterday : 1501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2007.08.19 23:36

운영자 조회 수:1879

         화순 운주사


                              이 병 창



     나를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천불 천탑(千佛 千塔)
     그 하나가 부족하여 날 새버린
     개벽의 꿈이 아쉽다고
     말하지 말라
  
     마지막 하나의 부처가
     내 배꼽 위에 앉아 있는
     너 자신임을 알기 까지는
     화순 들녘의 땀흘리는 중생들이
     바로 내 자식들임을 알지 못하리라


     나를 보고 미륵세상을 노래하지 말라
     내 몸이 부서져 닳고 닳아도
     여전히 한스러운 세상
     나의 기다림은 멀다


     나를 누워있는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나의 발끝에서 더 이상 절하지도 말라
     너희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일어서지 않을 때
     나는 돌이 되어 이렇게 꿈틀거리고 있다.


     이밤이 새기 전에 그대
     일어서는 부처가 되어야 한다.
     팔다리 잘려진 나의 용화 세상을
     그대의 가슴 속에서 열어야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3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1622
252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물님 2016.02.02 1623
251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1625
250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1626
249 봄날에 [1] 요새 2010.01.01 1627
248 구름의 노래 [1] 요새 2010.07.28 1627
247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1627
246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1627
245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1627
244 사철가 [1] 물님 2009.03.16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