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9310
  • Today : 1091
  • Yesterday : 1297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2012.01.02 07:25

물님 조회 수:4153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를 더 얻는다.
 
한 벌의 죄를 더 겹쳐 입고
겨울의 들판에 선 나는
종일 죄, 죄 하며 내리는
눈보라 속에 놓인다.
 
 
 
시_ 오규원 - 1941년 경남 밀양 삼랑진 출생. 1965년《현대문학》에 「겨울 나그네」가 초회 추천되고, 1968년 「몇 개의 현상」이 추천 완료되어 등단. 시집으로 『분명한 사건』『순례』『사랑의 기교』『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이 땅에 씌어지는 서정시』『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사랑의 감옥』『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두두』 등이 있고, 시론집으로 『현실과 극기』『언어와 삶』『날이미지와 시』『현대시작법』 등이 있음. 현대문학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대한민국예술상 등을 수상함. 2007년 2월 작고함.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3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4292
152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4290
151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4288
150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4286
149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4284
148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4279
147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4277
146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4272
145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4272
144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4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