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1196
  • Today : 865
  • Yesterday : 1222


내 유년의 가르침은

2011.11.23 00:11

물님 조회 수:8173

 

내 유년의 가르침은

 

 

하와를 유혹한 뱀 때문에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했다는

전도사님의 설교에 감동을 받고

우리는 형들의 뒤를 따라 나섰다.

뱀을 잡아 죽이자고

이 세상을 서럽게 만든 원수

뱀들을 잡아 죽이자고

우리는 논두렁과 야산을 찾아 헤맸다.

어느 날 전쟁 포로를 잡듯이

제법 큰 뱀 한 마리를 잡아

전신주 옆에 매달아 화형식을 거행했다.

아담은 하와에게

하와는 뱀에게

그러나 말 못하는 뱀은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전가하지 못했다.

불길 속에서 뱀은 무어라고 항변하며

죽어 갔을까.

뱀마저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라는

가르침은 어디로 간 것일까.

원망과 탓의 비빔밥을 먹어대며 살아가는

인간 세상에서

뱀을 향한 돌팔매질부터 배운

어린 날의 예배당

내 유년의 가르침은 그래서 슬프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1 전북 임실 농촌유학센터 물님 2012.07.01 8504
430 십자가의 성 요한 물님 2011.01.25 8501
429 우린 꽃구경 안가요...^^ -베데스다편지 물님 2010.05.06 8499
428 사랑법 [2] 물님 2010.12.23 8478
427 진달래교회에 보내는 편지 7. 채찍, 죽창과 종 (1) 산성 2022.02.19 8477
426 부모가 되기 전 까지 물님 2019.05.27 8467
425 황소머리 [1] 물님 2019.02.20 8464
424 아직도 교회에 다니십니까? [2] 물님 2010.07.18 8447
423 높이 나는 새는 [1] 물님 2011.03.02 8438
422 믿음은 물님 2019.12.18 8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