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2011.08.31 08:22
관계
산다는 건
밥을 짓는 일인데
요 며칠,개 밥만 끓이고 있다
다시 쌀을 안치고
푹 뜸을 들이자
더 이상의 압력은 싫다는
떼거리를 들어주자
불은 낮추되 뚜껑을 잘 닫고
기별이 오기를 귀 기울이자
마침내 시간을 익혀서
솥 전에 눈물로 내릴 때까지
쫀득하고 고슬한 밥
우리가 서로 복스러히
먹을 수 있기까지,
먹어서
또한 먹힐 수 있기까지
뜸 들이기를 하자
개 밥은 이제 그만이다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0 | 가을 나비 [1] | 지혜 | 2011.11.09 | 2490 |
59 | 고해 [2] | 지혜 | 2013.02.28 | 2489 |
58 | 손자 [1] | 지혜 | 2011.10.13 | 2486 |
57 | 새벽, 시인 [3] | 지혜 | 2011.12.20 | 2482 |
56 | 웅녀에게 [1] | 물님 | 2011.10.31 | 2482 |
55 | 메밀꽃 질 무렵 [1] | 지혜 | 2011.10.05 | 2482 |
54 | 그냥 곁에 있어보아라 [1] | 지혜 | 2011.11.12 | 2479 |
53 | 거기로 가라 [1] | 지혜 | 2011.09.12 | 2473 |
52 | 마늘을 보다 | 지혜 | 2011.12.01 | 2471 |
51 | 보이는, 보이지 않는 [2] | 지혜 | 2011.11.13 | 2471 |
줄 개도 없는데
나는 어쩌려고
개 밥을 짓는지요.....
요 부끄러운 속내를 읽어주시는
씨알님과 도반님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