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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어깨 밑에서

2011.03.18 06:25

물님 조회 수:3389

 

 

 

        밤새 어깨 밑에서

                                   물

 

 

밤새 어깨 밑에서 파도 소리가 들렸다.

언젠가 살았었던 별 몇 군데

마실 떠났다 돌아오는 길

누군가는 생각의 짐들을 내려놓고

잠자라 했는데

잠 속에서 나의 잠은 없다.

밤새 나의 양 어깨 밑에서

내 생각의 바다는 출렁거렸다.

떠나야 할 때 떠나지 못했던 별

남아야 할 때 남아있지 못했던 별들에 대한

아득한 회한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이승의 하룻밤 사이에

이 귀환의 새벽까지

나는 얼마나 먼 걸음을 걸어 온

여행을 했던가.

밤사이 들었던 파도는 나의 눈물이었을까

수만리 밖 순례의 여정 끝

어느 동굴에서 숨을 거두던

순례자의 한숨이었을까.

파도 소리는 여전히 나의 어깨 밑을

떠나지 않고 있다.

 

                          2010. 3. 18.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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