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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산을 그리며

2008.08.02 08:10

운영자 조회 수:3479



    


    천산(天山)을 그리며


                  -2차 에니어그램  소감-
   
천산산맥의  수많은 설산들을 보았는데
키르키스탄 수도 비슈켁 근교에서 바라 본
봉우리 하나가 나를 늘 잡아 다닌다.
내가 몸을 벗고 떠날 때 쯤
그곳에서 나는 승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부고를 돌리고 어쩌고 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그냥 영원의 하늘로 날아가는 붕새가 되어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지구는 사랑해선 안 될 것들을 사랑한
보응으로
허무를 배우는 수련장이었다. 
그 허무의 알자리에서 깨어 나오는
영혼의 학교였다.
처음부터 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눈도 코도 귀도
생각과 느낌과 하나하나의 행동까지도 
내 것은 없었다.
나 아닌 것들을 나로 알고 살아온 세월을  
마감하고  돌아가는 날
나는 나의 허무와 이 세상의 허무를
다시 돌려 바쳐 드릴 것이다.
여한 없이 경험한 지구의 허무를.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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