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2039
  • Today : 874
  • Yesterday : 1043


조문(弔問)

2016.11.24 10:13

물님 조회 수:2061

조문(弔問)
                     김수호

아침 안개는
부끄러움이 피워내는 환각이다.
나는 끈적한 안개 한 모금을 삼키고
부끄러움에 취해 손을 뻗었다.

손 뻗은 자리엔 죽은 노목(老木)이 있다.
추한 저 껍데기도 누군가의 버팀목이었다.
해는 오늘도 뜨고 또 다시 지겠지만
죽어버린 아버지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마음에 위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들이쉬었던 상념을 뱉는다.
해는 모르는 새 머리 위까지 왔다.
눈물고인 눈으로 나는
단풍과 둘이서 붉게 노목(老木)을 조문(弔問)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3 행복 - Hermann Hesse 물님 2019.12.07 2097
362 상사화 요새 2010.03.15 2099
361 가을 노래 - 이해인 물님 2017.11.02 2104
360 '나에게 영웅은' 물님 2019.09.30 2121
359 여행은 혼자 떠나라 - 박 노해 물님 2017.08.01 2124
358 도도 2019.12.19 2125
357 가난한 새의 기도 물님 2016.07.18 2129
356 11월 - 배귀선 물님 2016.11.24 2145
355 먼 바다 file 구인회 2010.01.31 2153
354 별 헤는 밤 / 윤동주 file 구인회 2010.02.08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