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5635
  • Today : 907
  • Yesterday : 1033


2010.09.09 09:13

요새 조회 수:4152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4042
92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4041
91 바다가 말하기를 [2] 운영자 2008.12.06 4041
90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4037
89 나는 나날이 운영자 2008.06.18 4035
88 물님 2012.06.14 4029
87 김남주, 「추석 무렵」  물님 2011.09.14 4029
86 설정환, 「삶의 무게」  물님 2012.07.12 4022
85 [5] 하늘꽃 2008.11.17 4021
84 가을의 기도 물님 2012.11.11 4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