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0251
  • Today : 928
  • Yesterday : 1104


나무학교

2013.11.27 08:25

물님 조회 수:4520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나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바다 [3] 이상호 2008.09.08 4256
112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4253
111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4251
110 행복 요새 2010.07.20 4251
109 음악 [1] 요새 2010.03.19 4250
108 포도주님독백 [7] 하늘꽃 2008.08.21 4248
107 진정한 여행 물님 2017.02.24 4247
106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4247
105 떼이야르드 샤르뎅 [2] 운영자 2008.09.04 4244
104 하늘꽃 [3] file 하늘꽃 2008.10.23 4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