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477
  • Today : 943
  • Yesterday : 1259


2010.09.09 09:13

요새 조회 수:1612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1711
222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물님 2015.05.19 1711
221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1712
220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1712
219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1713
218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1713
217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1714
216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1715
215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1715
214 확신 [2] 이상호 2008.08.03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