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9062
  • Today : 1010
  • Yesterday : 993


웅포에서

2008.06.24 18:53

하늘꽃 조회 수:3611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하늘꽃은 여기서 감동받아 얼어버렸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의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맞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3719
162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3715
161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3714
160 봄날에 [1] 요새 2010.01.01 3712
159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3712
158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3710
157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3709
156 Looking for blue bird.... [3] file 이규진 2009.06.26 3708
155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3707
154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3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