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280
  • Today : 1406
  • Yesterday : 1340


언젠가도 여기서

2012.06.18 06:39

물님 조회 수:1786

조은, 「언젠가도 여기서」
 
 
 
언젠가도 나는 여기 앉아 있었다
이 너럭바위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지금과 같은 생각을 했다
 
그때도 나는 울지 않았다
가슴속 응어리를
노을을 보며 삭이고 있었다
응어리 속에는 인간의 붉은 혀가
석류알처럼 들어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슬픔의 정수리로 순한 꽃대처럼 올라가
숨결을 틔워주던 생각
감미롭던 생각
 
그 생각이 나를 산 아래로 데려가 잠을 재웠다
 
내가 뿜어냈던 그 향기를 되살리기가
이렇게도 힘들다니……
 
 
  시_ 조은 - 1960년 경북 안동 출생. 시집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무덤을 맴도는 이유』『따뜻한 흙』『생의 빛살』. 산문집 『벼랑에서 살다』『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낯선 길로 돌아오다』『마음이여, 걸어라』 등. 장편동화 『햇볕 따뜻한 집』『다락방의 괴짜들』『동생』 등. 현재  농민신문에 에세이  <시인 조은의 ‘세상을 읊다’> 연재 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1795
212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1796
211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1797
210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1797
209 바닷가에서 요새 2010.07.21 1802
208 웅포에서 요새 2010.12.05 1802
207 동시 2편 물님 2012.03.02 1802
206 [1] 샤론(자하) 2012.03.12 1802
205 꿈 길에서 1 요새 2010.03.15 1807
204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요새 2010.06.19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