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1248
  • Today : 865
  • Yesterday : 106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542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4613
162 풀꽃 [1] 물님 2010.12.30 4618
161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4620
160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2] 물님 2009.05.15 4623
159 눈물 [1] 물님 2011.12.22 4629
158 석양 대통령 물님 2009.05.13 4634
157 사월에^^음악 [5] 하늘꽃 2008.03.27 4639
156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4639
155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4641
154 문태준 - 급체 물님 2015.06.14 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