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721
  • Today : 1187
  • Yesterday : 1259


장마철 연가... 비가 많이 오네요

2009.07.02 18:09

이규진 조회 수:2974

젊은 귀농자들의 장마철 연가

산내우체국 이규진

 

비 많이 오는 날은 아침부터

원두막에서 막걸리를 마십니다.

어쩌다 그녀와 단둘이서 마실 때도 있습니다.

비는 그치지 않고 우리 사연도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술따라 이어집니다.

 

천둥이 칠 땐 그녀가 깜짝 놀라 기댑니다.

나는 재빨리 릴케를 이야기하거나, 술을 마십니다.

 

꼭꼭 숨겨왔던 여러 추억을 비만 오면 실타래처럼 풀어놓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마음은 말 할 수가 없군요.

 

무섭게 비가 오는 날 아무 말도 들리지 않을 때나 살짝 말해야겠습니다.

말귀 어두운 그녀는 되묻겠지만, 반복은 사절이라고 선수쳐서 말하면 됩니다.

 

원두막 막걸리는 천상의 열매로 빚은 듯합니다.

비 때문인지 그녀때문인지 혹은 취해서일지도 모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4 가장 근사한 선물 물님 2016.01.19 1456
423 Guest 운영자 2007.09.26 1456
422 니체의 <권력에의 의지> 물님 2019.04.18 1455
421 Guest 구인회 2008.04.28 1453
420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것은 물님 2020.06.30 1451
419 가장 청빈한 대통령 -박완규 물님 2019.12.07 1450
418 Guest 김태호 2007.10.18 1450
417 Guest 빛 ray of creation 2006.04.10 1450
416 Guest 운영자 2008.11.27 1449
415 Guest 위로 2008.02.25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