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7821
  • Today : 1091
  • Yesterday : 980


조문(弔問)

2016.11.24 10:13

물님 조회 수:2354

조문(弔問)
                     김수호

아침 안개는
부끄러움이 피워내는 환각이다.
나는 끈적한 안개 한 모금을 삼키고
부끄러움에 취해 손을 뻗었다.

손 뻗은 자리엔 죽은 노목(老木)이 있다.
추한 저 껍데기도 누군가의 버팀목이었다.
해는 오늘도 뜨고 또 다시 지겠지만
죽어버린 아버지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마음에 위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들이쉬었던 상념을 뱉는다.
해는 모르는 새 머리 위까지 왔다.
눈물고인 눈으로 나는
단풍과 둘이서 붉게 노목(老木)을 조문(弔問)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3 달팽이 [7] file 운영자 2008.06.08 4075
362 금강산에서. [2] 하늘꽃 2008.05.09 4063
361 [4] file 새봄 2008.04.03 4037
360 행복해 진다는 것 운영자 2007.03.02 4024
359 아니 ! 제목이 춤을~ [5] 하늘꽃 2008.07.15 4023
358 죽어서 말하는 고려인들의 비석 [1] file 송화미 2006.04.23 4018
357 모든 것이 그대이며 나인 것을 아는 그대 [1] 채운 2006.07.24 4017
356 우꼬 사라 우꼬 사라 [3] 운영자 2008.05.29 3997
355 천산을 그리며 [4] file 운영자 2008.08.02 3979
354 RUMI Poem 2 [2] file sahaja 2008.04.21 3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