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7033
  • Today : 628
  • Yesterday : 1071


2010.09.09 09:13

요새 조회 수:2213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372
222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2373
221 초혼 [1] 요새 2010.07.28 2375
220 물님 2011.01.25 2376
219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2377
218 꽃 한송이 [3] 운영자 2008.11.09 2378
217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2378
216 김남주, 「추석 무렵」  물님 2011.09.14 2380
215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2381
214 포도가 저 혼자 file 요새 2010.07.18 2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