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831
  • Today : 1297
  • Yesterday : 1259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1678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 무주 겨울 / 이중묵 [2] 이중묵 2009.02.26 1738
172 거짓말을 타전하다 [1] [2] 물님 2012.04.24 1737
171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1737
170 구름의 노래 [1] 요새 2010.07.28 1736
169 물님 2012.06.14 1735
168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1735
167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1734
166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1733
165 동시 2편 물님 2012.03.02 1733
164 사랑 요새 2010.12.11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