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 신경림
2012.12.24 23:00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 |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 물님 | 2012.10.09 | 1678 |
92 | 행복해진다는 것 [1] | 운영자 | 2008.12.04 | 1677 |
91 | 한동안 그럴 것이다 | 물님 | 2011.05.05 | 1675 |
90 |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 이중묵 | 2009.03.03 | 1674 |
89 |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 물님 | 2012.07.01 | 1673 |
88 | 오래 되었네.. [1] | 성소 | 2011.08.10 | 1673 |
87 |
눈동자를 바라보며
[1] ![]() | 운영자 | 2008.12.28 | 1672 |
86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 물님 | 2011.10.10 | 1670 |
85 | 이별1 | 도도 | 2011.08.20 | 1669 |
84 | 고독에게 1 | 요새 | 2010.03.21 | 16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