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9589
  • Today : 480
  • Yesterday : 1057


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이중묵 조회 수:4369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고독 [4] file sahaja 2008.05.18 4280
92 가람 이병기 -난초- 물님 2013.06.04 4295
91 좋아하는 노래 : '청보리밭의 비밀' [2] 수행 2011.03.22 4302
90 하느님 나라 [5] 하늘꽃 2008.09.09 4312
89 낙타 [1] 물님 2011.09.19 4313
88 당신은 [5] file 하늘꽃 2008.09.18 4318
» 톱과 낫 거두기 [3] file 이중묵 2009.01.17 4369
86 여물 [4] 운영자 2008.07.21 4422
85 Rumi / Say I Am You 나는 너라고 말하라 [4] sahaja 2008.04.16 4454
84 내 마지막 순간 -타고르 [1] 구인회 2013.07.06 4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