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28236
  • Today : 988
  • Yesterday : 1456


다비 [茶毘]

2016.11.24 09:55

물님 조회 수:2393


다비 [茶毘]

        물

 

삼십 여년 함께 다닌 책장을

불태우고 있다.

때로는 불 말이었다가

불사조의 형상으로

타오르던 불길은

숨 가쁘던 엄동의 세월을 보여주더니

세포 속에 웅크린 동상을 녹이고 있다.

 

이제는 저 불길처럼 뜨거워지는

일만 남았다.

나를 온전히 불태워

재가 될 일만 남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 로열블루 file 도도 2020.09.02 2063
29 선운사에서 물님 2014.05.02 2108
28 낙엽을 바라보며. 이병창 file 구인회 2013.11.10 2155
27 숯덩이가 저 혼자. 이병창 file 구인회 2013.09.23 2197
26 아이. 이병창 file 구인회 2013.10.07 2206
25 꿈. 이병창 [1] file 구인회 2013.08.22 2230
24 사랑을 위하여. 이병창 [1] file 구인회 2013.09.07 2346
» 다비 [茶毘] [1] 물님 2016.11.24 2393
22 十字架. 이병창 [2] file 구인회 2013.07.18 2405
21 당신은. 이병창 구인회 2012.10.15 2510